티스토리 뷰

치매 노인을 가족과 함께 돌본 경험을 써봤습니다.

 

노인을 돌보는 일은 무엇보다 인내심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저번에 치매를 잃던 외할머니를 잃었는데요. 치매가 심해지면서 가족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게 되어 끝내 요양원에 맡겼습니다. 타인에게 자신의 어머니를 맡긴다는 죄책감에 썩 편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인내심을 가지는 것은 참 힘듭니다. 요양원 비용을 서로 공동부담하기로 한 친척들이 하나 둘 갑자기 연락을 끊고 자기가 살기 힘들다는 핑계를 대는 겁니다. 제때 돈을 붙이는 친척은 종교인 한 분 뿐이 였습니다. 같이 자라온 형제와 자매에게 배신감을 느끼신 엄마는 우울해하셨습니다. 치매가 초기 때는 그냥 잊어버리는 수준이지만 조금 더 진행되면 망상, 불안감, 공포감 때문에 쉴새 없이 가족을 찾습니다. TV를 시청하거나 글을 쓰는 등 취미를 즐기는 와중에 다큰 어른이 옆에 꼭 붙어 있으려고 하면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게다가 어르신이니 그냥 가시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치매가 더욱 진행되었을 때는 갑작스럽게 난폭해지거나 욕설을 하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평소 얌전하시던 분이 사탕 봉지를 입에 물고 쇼파에 앉아 있거나 갑자기 달려들어서 목을 조르려고 하거나 입에 담긴 힘든 욕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치매가 점점 진행됨에 따라 가족들의 가족을 위해서 희생하는 마음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나이에 유전요인으로 인해 치매에 걸린 여성 앨리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스틸 앨리스>를 만든 리사 제노바는 수녀같은 사람들은 치매에 걸려도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는 이유가 평소 정신활동을 많이하여 만든 수 많은 시냅스 연결이 파괴된 연결을 대체 하기 때문이라고 TED 토크에서 말한 바 있습니다. 최선은 현재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정신활동을 많이 하도록 장려하고 만약 치매로 정상생활이 불가능해지면 집에서 돌보는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요양원에 보내시면 나중에 돌아가고 나서 후회가 몰려옵니다. 요양원에 잠시 보냈다가 상태가 악화되자 죄책감이 더욱 심해진 어머니께서 집으로 다시 데려오셨습니다. 요양원에서 할머니는 하루종일 가족이 어딨냐고 물어보셨다고 합니다. 같이 살며 느끼는 스트레스 때문에 보냈지만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짠 한게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신 후...

저희 할머니는 치매로 인해 입에 붙어있는 틀니를 강제로 떼어 내었습니다. (틀니를 안 껴서 정확한 표현을 모르겠네요.) 그런데 다시 해드릴려고 해도 치매가 심해서 치과에서 얌전히 있지를 못하셔서 음식을 갈아서 잡수시게 했습니다. 틀니 때문이였을까요? 그후 얼마 못 버티시고 돌아가셨습니다. 다리 하나 제대로 못 피셔서 직접 다리를 움직여줘야지 피셨고 정신이 온전치 않아서 혀를 밖에 내놓았습니다. 하루종일 그러시니 혀가 갈라지기 까지 하더군요. 아프니ᄁᆞ 혀를 입에 넣으시라고 말씀 드려도 이해를 못 하셨습니다. 인형처럼 제몸을 못가누고 눈만 깜빡이시길 몇 일 째. 가족들은 회복을 바라며 좋아하는 국악을 틀어드리고 음식도 믹서기(정확히 블렌더)로 갈아왔지만 끝내 돌아가셨습니다.

 

뻔뻔하게 요양원 비용도 제 때 잘 안내던 친척들은 장레식에는 모두 얼굴을 보이며 가식적으로 울었습니다. 망치를 가져다가 머리를 때려 버리고 싶더군요. 형제고 뭐고 다 필요 없다더니 진짜 그렇네요. 이기적인 인간들


요즘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을 돌보는 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예전에는 유모차에 몸을 의지해서 걷는 노인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망신스런 유모차 형태에서 벗어난 성인용 보행기가 많이 시중에 있습니다. 손으로 누르는 브레이크 까지 달려 있는데요. 과연 보행기에 의지해서 걷는 노인이 그렇게 속력을 낼 때가 과연 있을지 필요는 있을지 의문입니다. 아무튼 보기에는 유모차 보다 훨씬 났기는 합니다.

 

요즘 저성장과 취업난이 겹쳐서 적은 돈으로 우아하게 소비하는 것을 말하는 플랜Z’라는 용어까지 생겼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6>에서 쓰여진 새로운 말입니다. 전시상품, 앱테크까지 하며 푼돈을 아끼는 사람들이 정말 최후의 수단으로 이런 방법을 쓰기에 플랜Z는 참 어울리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나저나 모바일 트렌드에 대한 글도 써서 작년에 저한테 책을 무료로 후원해준 출판사에 은혜를 갚아야 겠습니다. 작년에 글은 썼지만 그래도 더 열심히하면 또 책을 후원해줄지도 모르는 일 +u + 우후! 아무튼 이런 소비 트렌드 때문에 교육과 건강처럼 꼭 필요한 것에 브랜드 보다는 가치를 우선하고 있습니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